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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콘텐츠 묶어라” IT 세계화 함께 뛴다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1. 3. 14:53

기술·콘텐츠 묶어라” IT 세계화 함께 뛴다

[경제 재도약, 패러다임을 바꾼다] ① 대·중소기업 ‘선단 진출’

한국경제가 뒤뚱거리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앞에서는 선진국들의 견제가, 뒤에서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추격이 위협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에서는 이해 관계자들 사이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을 비롯한 각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함께 뛰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심층취재를 통해 우리 경제를 질적으로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손잡고 ‘한국경제 세계화’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에스케이텔레콤, 엔에이치엔,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등 정보통신 부문에서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중국·베트남 등에 진출한 에스케이텔레콤, 엔에이치엔 등이 한국형 기술·서비스 표준을 수출하고 관련 산업간 네트워크를 동반진출 형태로 활용하면서 국외시장 개척방식을 바꾸고 있다.

 

중국 온라인 게임사업에 진출한 엔에이치엔은 2년 전 설립한 다롄 디자인센터와 올해 초 설립한 시안 연구개발센터의 문을 한국 중소개발사들에 개방했다. 다음달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국산 온라인게임 ‘귀혼’의 경우 이곳을 통해 제작 원가를 3분의 1이나 줄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존 협력사를 동반한 국외 진출로 세계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고 있다. 현재 중국은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고유 표준(TD-SCDMA)을 만들어 확산시키려는 전략에 온힘을 쏟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4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5월 미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힐리오’는 당시 한국 통신업체의 첫 미국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었다. 반년이 지난 지금 이 회사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은 100달러(약 9만4천원)를 웃돈다. 경쟁업체들의 갑절 수준이다. 그 비결은 문자메시지 등 데이터 통신에 있다.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한다. 업계 평균치 7%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다. 무선인터넷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증거다. 엠피3, 게임, 교통정보, 커뮤니티 사이트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대부분 에스케이텔레콤과 협력업체들의 기술을 사용했다. 관련 기술을 제공한 국내 중소·벤처기업은 23곳에 이른다. 콘텐츠 제공업체까지 더하면 50여 곳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09년까지 힐리오 가입자 300만명을 모아 연간 30억달러(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에스케이텔레콤의 베트남 이동통신 서비스인 ‘에스폰’에도 국내 협력업체 10여 곳이 통화연결음, 주문형비디오, 커플요금제 등에 기술을 제공했다. 현지 설비 투자금액의 95%가 국내 장비업체의 호주머니로 돌아왔다.

 

설원희 힐리오 사장은 “통신업체의 국외진출은 제조업체가 외국시장에 물건을 팔아먹는 것과 달리 협력업체들과 손잡고 시너지 효과를 계속 살릴 수 있다”며 “힐리오는 서비스 쪽에서 선단 형태로 외국에 진출한 첫 사례로, 새로운 국외진출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베이징·호찌민/김재섭 서수민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