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 강화의 한 가지 중요한 방안은 HR 프랙티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개선이다. 구성원들의 태도, 역량 수준 등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 HR 프랙티스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기업’으로 소문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떠한 HR 프랙티스들을 운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 가지 중요한 방안으로 HR 프랙티스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빼놓을 수 없다. HR 프랙티스는 현장에서 일하는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행동, 태도, 역량 수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잘 갖추어진 HR 프랙티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다른 기업들에 비해 좋은 성과를 창출해 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훌륭한 HR 프랙티스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 중에서 성과가 나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이들 중 어떤 기업들은 수익이 제대로 나기 어려운 산업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GE, P&G, 존슨앤존슨 등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회사’로 이름 높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HR 프랙티스 상의 공통적인 특징들을 살펴봄으로써 기업 성과 창출의 핵심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하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 회사의 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선발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을 선발할 때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의 적합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지식이나 기술은 회사에 들어온 후에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태도는 바뀌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인재라 하더라도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 혼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규율을 약화시키고 분위기를 흐림으로써 회사의 조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 예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경쟁업체 출신의 실력 있는 한 파일럿의 입사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고 팀웍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가 ‘유머’, ‘재미’, ‘친절’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자신들의 문화를 흐릴 수 있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구체적인 선발 요건을 마련해 놓는다. 막연한 회사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competency)’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한 예로 GE의 경우를 보자. GE는 ‘Imagine, Build, Solve, Lead’라는 네 가지 가치를 회사의 핵심 가치로 표방하고 있다(<그림 1> 참조). GE는 이러한 가치를 잘 실천하는 인재의 역량 요건을 각 가치 별로 구체적으로 기술해 놓고 있다. GE의 한 관리자는 “기본 요건들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지원자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 여부를 잘 분별할 수 있다”며 회사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 요건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구조화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다. 적합한 사람을 뽑으려면 역량 요건들을 잘 갖추어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원자가 정말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인지 면밀히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터뷰 질문서와 예상 답변 등을 사전에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각 역량 요건들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그 답변에 따라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2인 이상의 면접관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균형잡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필립스 전자의 경우를 보자. 필립스 전자는 지원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요건 6가지에 따라 사전 인터뷰 질문서 등을 구비해 놓고 이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한다(<그림 2> 참조). 필립스 전자의 한 관리자는 “지원자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발을 잘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질문으로 잘못 평가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된 질문서와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지원자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구조화된 인터뷰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셋째, 출신이나 학력 등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방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철저히 배제한다. 예를 들면 IBM의 경우 HR 부서에서 지원자의 사진, 주소, 학력 등 객관적 평가에 방해가 될 사항들을 아예 삭제한 후 현장 리더들에게 이력서를 넘긴다고 한다. 면접관들에게 지원자에 대한 부적절한 선입관을 심어줄 수 있는 요인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면접관 교육을 엄격히 실시하여, ‘적절한 질문’만 하도록 유도한다. GE에서는 면접관에게 ‘지원자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에 대해 교육을 시킨다. ‘주량’이라든가 ‘가족 사항’, ‘나이’ 등 지원자의 역량과 관련 없는 질문들은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역량 외의 요건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 일을 통한 육성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을 철저히 일을 통해 육성한다. 물론 교육도 실시하지만, 교육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고 제대로 육성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제 ‘일’을 통해 학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성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구성원들로 하여금 업무를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데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만큼 좋은 배움의 장은 없다는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의 핵심적인 방식은 ‘권한위임(empowerment)’이다. 즉 구성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일을 배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권한위임에 따른 학습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구성원들에게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인 책임 하에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도록 일을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 개별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각자 업무에 보다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몰입하게 되고, 그만큼 업무에서 배우는 학습 효과도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P&G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개별적인 일과 책임을 부여한다. 업무의 중요성이나 업무량 등에 있어서는 경중의 차이를 두지만 각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일을 맡긴다는 점에 있어서는 신입이라고 해서 차별을 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들은 작은 브랜드 제품의 판촉 업무 정도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 때 업무 계획부터 실제 실행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상위 경영층에 보고해야 할 경우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업무 담당자가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사전에 직속 상사와 보고 내용을 공유하지만, 최종 보고는 실무자 자신이 직접 한다. P&G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관리자는 “맡은 일과 책임이 명확하다 보니 스스로 몰입해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항상 긴장해서 일을 하다 보니,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만큼 실력은 많이 늘게 된다”라며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가 갖는 장점을 이야기했다.
둘째, 리더의 적절한 코칭(coaching)이 필요하다. 권한위임은 방임이 아니다. 리더들은 부하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평소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부하들이 일을 하다가 문제에 직면하면 마치 본인의 일인 것처럼 문제 해결 방향이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미래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에 대해서도 사전에 파악하고 지적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들은 이러한 코칭 활동들을 통해 부하들이 자신의 역량을 넘어 보다 많은 일들을 제대로 소화해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도해 줘야 한다. IBM의 한 구성원은 “리더들이 부하들의 업무 진척 상황들을 체크하면서, 위험 요인이나 장애 요인들을 잘 지적해 준다. 또 새로운 대안들도 많이 제시해 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리더의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내 역량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라며 리더들의 적절한 코칭이 뒷받침되어야 일을 통한 육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리더와 부하들간의 합리적이고 쌍방향적인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리더들이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여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며 일을 진행하게 되면, 부하들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나 새롭게 배우려는 의욕을 꺾기 마련이다. 국내 기업의 한 관리자는 “이러한 리더 밑에서 일하는 부하들은 보고서를 50% 정도 완성된 수준으로 만들어서 리더에게 가져간다. ‘상사가 다 알아서 할텐데…’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일방적인 지시를 통해서는 권한위임이나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부하 육성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다. GE의 경우 현장 리더들에게 보스와 코치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주고 코치로서의 리더를 강조하는데, 이 때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요령까지 알려 준다. 예를 들자면 ‘부하들과 대화할 때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와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육성이 제대로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제대로 키워 잘 쓰려면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GE가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에 많이 노력하는 것도 상당 부분 이것 때문이다”라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글로벌 기업들 역시 최종적인 재무 성과를 중시하고 강조한다. 다만 그 결과를 어떻게 달성했는지의 문제, ‘과정’을 간과하지 않는다. 이는 최종적인 결과를 중시하기는 하지만, 잔재주로 성과를 올린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착실히 일해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분별해 내어 높이 평가해 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단기 성과를 높이려고 무리하게 사람이나 조직을 움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고, 단기적인 개인의 성공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조직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더 인정해 주겠다는 뜻이다. 3M 출신의 한 인사는 “잘 살펴보면, 동일한 성과를 낸 사람들 중에도 서로 다른 유형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년, 내후년을 생각해서 평소 고객 관리를 착실히 하면서 성과를 낸다. 또 어떤 사람들은 평소 놀다가 연말에 가서 친한 고객 몇 사람에게 부탁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누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겠는가? 당연히 전자다. 조직은 이런 사람들을 잘 분간하여 키워주고 인정해 줘야 한다. 이런 것은 수치만 봐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일을 했는지 잘 챙겨봐야 한다”며 과정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주로 다음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리더가 평소에 수시로 구성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챙겨보는 것이다. GE의 경우에는 부하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2,000자 내로 업적보고서를 써서 리더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다. 리더는 업적 보고서를 읽어보고 그에 대해 코멘트를 해 준다. 이 때 보고서 양식 등 쓸데 없는 격식은 따지지 않는데, 이러한 것들을 따지기 시작하면 보고서 작성 자체에 쓸데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들은 모두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부하들이 글을 올리면 리더들은 댓글을 다는 식으로 코멘트를 해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리더들은 부하들의 업무 현황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그때 그때 세세히 파악하게 되고,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말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둘째, 평가 시즌에 구성원들로 하여금 일년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자기 평가서’를 쓰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연말 평가 시즌이 되면 구성원들이 하루 이틀 정도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평가서를 쓰는 데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소한 일들까지 모두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업적과 역량을 간결하면서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평가서를 써서 제출하면 부하들은 리더에게 자신이 한 일과 그 성과, 중요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는 부하들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을 제대로 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챙겨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국적 화학 기업인 듀폰의 경우, ‘DOC (Discussion on Contribution)’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한다. 평가 시즌이 되면 듀폰의 구성원들은 일년간 자신이 한 일들과 그 증빙 자료들을 모아 상사에게 제출한다. 이를 기반으로 상사와 업적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본 과정을 거쳐, 때로 최종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충분한 학습 효과 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구성원에게 좋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결국 재무적 수치도 중시하지만, 이와 함께 조직을 위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보다 잘 분별하고 인정해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4. 차등 보상 정책의 차별적 적용
글로벌 기업들은 차등 보상을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차등 보상을 신봉하며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우수한 인재들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A급 플레이어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을 사기저하시키고 불평분자로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들은 직무 특성 등을 고려하여 차별적으로 차등 보상 정책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영업직과 같이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차등 보상에 따른 성과 변동의 폭이 커질 수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차등 보상을 활용하지만, 연구개발직과 같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경우 등에는 차등 보상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GE는 영업직에 대해 A급, B급 플레이어 간 기본급 인상률, 성과급 등에서 2배 이상의 차이가 나도록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직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직 인력의 특성, 성과 평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오히려 조직 내 전반적인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GE의 연구개발 조직에는 기본 연봉 외에 현금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우수한 업적을 낸 연구원에게 그때 그때 현금 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 200~300달러 선에 불과하다. 그것보다는 뛰어난 연구원들에게 상을 자주 주는 편이다. ‘쿨리지 펠로우 상’, ‘위트니 상’ 등 다양한 상을 통해 연구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설명한다. 직군 특성에 따라 보상 정책도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5. 저성과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글로벌 기업들은 저성과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저성과자 관리는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저성과자를 분류해내어 경고하는 단계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철저히 일과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저성과자를 분류해 낸다. 즉 성과와 역량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저성과자로 본다.
나이, 성별, 승진 대상자 여부 등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불문에 부친다. 저성과자로 지목된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당신은 저성과자’라고 피드백한다. 왜 저성과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유나 사례들을 들어 충분히 설명해 준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에 대한 솔직한 인정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저성과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는 단계이다. 저성과자들은 자신의 리더와 함께 일대일로 성과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에 옮기고 다시 재평가받아야 한다. GE의 경우를 보자. GE에서는 ‘성과 개선 활동(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이라는 이름 하에 저성과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먼저 리더와 부하가 함께 성과 개선을 위한 별도의 ‘업무 목표(work goal)’와 업무의 ‘마감 시한(due date)’을 정한다. 이후 각 마감 시한 별로 리더는 ‘성과 리뷰 및 피드백(review/feedback)’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추후 계획(next step)’을 같이 세운다. 이 과정에서 상사는 부하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고 그 모든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다. 이러한 성과 개선 활동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존슨앤존슨의 경우도 유사하다. 존슨앤존슨에서는 저성과자에 대해 최소한 3번 정도의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도록 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리더들은 이 기간 동안 부하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직을 권고한다. 충분한 기회를 줬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 서로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 국내 기업 관리자들 중 일부는 “성과가 나쁘다고 내보내기까지 하는 것은 너무 몰인정한 것 아니냐, 그 동안 회사에 충성스럽게 다녔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마인드가 더 몰인정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P&G 출신의 한 관리자는 “성과가 좋지 않으면 솔직하게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하는 것이 낫다. 성과가 나쁘다고 그 사람이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곳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을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권고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인 것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빨리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저성과자 자신이나 저성과자를 끌어안고 가는 조직이나 ‘같이 간다’는 것이 서로에게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6. 현장 리더들의 HR 역량과 노력을 강조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HR의 실행 주체로서 현장 리더들을 강조한다. 실제 현장에서 구성원들을 직접 대면하는 리더들이 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프로세스를 갖추어 놓더라도 무용지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주의를 기울인다. 첫째, 리더들의 HR 역량 함양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 리더십 교육, 360도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키워주고 강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존슨앤존슨의 경우와 같이 HR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아예 리더로 진급시키지 않는 사례도 있다. 리더십 등 HR 역량이 교육에 의해 단시간에 키워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리더들로 하여금 HR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속 관리한다. IBM에서는 리더들이 HR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어느 기업이나 현장 리더들은 당장 해야 할 업무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만큼, 경영층이나 HR 부서 등에서 직접 챙기지 않으면 사람 관리는 뒷 순위로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IBM의 한 관리자는 “잊을만 하면 HR 부서로부터 메일이 날아온다. 구성원들과 면담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온라인에 면담 결과는 제대로 기록은 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임원들도 사람 관리를 수시로 강조하고 본인들이 직접 챙기기 때문에 안할 수가 없다”며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경영층 및 HR부서부터 강도 높게 챙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성과 지향적인 HR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들을 살펴보고 각 기업에 맞는 시사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글로벌 프랙티스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프랙티스들은 ‘일’과 ‘개인 역량’을 중시하는 철학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도입·활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향후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하거나 기존 프랙티스를 개선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필요성, 조직과 구성원들에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각 조직별 상황에 맞는 수정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한 가지 중요한 방안은 HR 프랙티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개선이다. 구성원들의 태도, 역량 수준 등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 HR 프랙티스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기업’으로 소문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떠한 HR 프랙티스들을 운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 가지 중요한 방안으로 HR 프랙티스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빼놓을 수 없다. HR 프랙티스는 현장에서 일하는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행동, 태도, 역량 수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잘 갖추어진 HR 프랙티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다른 기업들에 비해 좋은 성과를 창출해 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훌륭한 HR 프랙티스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 중에서 성과가 나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이들 중 어떤 기업들은 수익이 제대로 나기 어려운 산업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GE, P&G, 존슨앤존슨 등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회사’로 이름 높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HR 프랙티스 상의 공통적인 특징들을 살펴봄으로써 기업 성과 창출의 핵심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하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 회사의 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선발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을 선발할 때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의 적합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지식이나 기술은 회사에 들어온 후에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태도는 바뀌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인재라 하더라도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 혼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규율을 약화시키고 분위기를 흐림으로써 회사의 조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 예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경쟁업체 출신의 실력 있는 한 파일럿의 입사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고 팀웍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가 ‘유머’, ‘재미’, ‘친절’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자신들의 문화를 흐릴 수 있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구체적인 선발 요건을 마련해 놓는다. 막연한 회사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competency)’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한 예로 GE의 경우를 보자. GE는 ‘Imagine, Build, Solve, Lead’라는 네 가지 가치를 회사의 핵심 가치로 표방하고 있다(<그림 1> 참조). GE는 이러한 가치를 잘 실천하는 인재의 역량 요건을 각 가치 별로 구체적으로 기술해 놓고 있다. GE의 한 관리자는 “기본 요건들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지원자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 여부를 잘 분별할 수 있다”며 회사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 요건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구조화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다. 적합한 사람을 뽑으려면 역량 요건들을 잘 갖추어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원자가 정말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인지 면밀히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터뷰 질문서와 예상 답변 등을 사전에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각 역량 요건들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그 답변에 따라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2인 이상의 면접관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균형잡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필립스 전자의 경우를 보자. 필립스 전자는 지원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요건 6가지에 따라 사전 인터뷰 질문서 등을 구비해 놓고 이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한다(<그림 2> 참조). 필립스 전자의 한 관리자는 “지원자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발을 잘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질문으로 잘못 평가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된 질문서와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지원자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구조화된 인터뷰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셋째, 출신이나 학력 등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방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철저히 배제한다. 예를 들면 IBM의 경우 HR 부서에서 지원자의 사진, 주소, 학력 등 객관적 평가에 방해가 될 사항들을 아예 삭제한 후 현장 리더들에게 이력서를 넘긴다고 한다. 면접관들에게 지원자에 대한 부적절한 선입관을 심어줄 수 있는 요인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면접관 교육을 엄격히 실시하여, ‘적절한 질문’만 하도록 유도한다. GE에서는 면접관에게 ‘지원자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에 대해 교육을 시킨다. ‘주량’이라든가 ‘가족 사항’, ‘나이’ 등 지원자의 역량과 관련 없는 질문들은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역량 외의 요건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 일을 통한 육성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을 철저히 일을 통해 육성한다. 물론 교육도 실시하지만, 교육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고 제대로 육성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제 ‘일’을 통해 학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성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구성원들로 하여금 업무를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데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만큼 좋은 배움의 장은 없다는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의 핵심적인 방식은 ‘권한위임(empowerment)’이다. 즉 구성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일을 배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권한위임에 따른 학습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구성원들에게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인 책임 하에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도록 일을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 개별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각자 업무에 보다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몰입하게 되고, 그만큼 업무에서 배우는 학습 효과도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P&G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개별적인 일과 책임을 부여한다. 업무의 중요성이나 업무량 등에 있어서는 경중의 차이를 두지만 각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일을 맡긴다는 점에 있어서는 신입이라고 해서 차별을 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들은 작은 브랜드 제품의 판촉 업무 정도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 때 업무 계획부터 실제 실행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상위 경영층에 보고해야 할 경우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업무 담당자가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사전에 직속 상사와 보고 내용을 공유하지만, 최종 보고는 실무자 자신이 직접 한다. P&G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관리자는 “맡은 일과 책임이 명확하다 보니 스스로 몰입해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항상 긴장해서 일을 하다 보니,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만큼 실력은 많이 늘게 된다”라며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가 갖는 장점을 이야기했다.
둘째, 리더의 적절한 코칭(coaching)이 필요하다. 권한위임은 방임이 아니다. 리더들은 부하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평소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부하들이 일을 하다가 문제에 직면하면 마치 본인의 일인 것처럼 문제 해결 방향이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미래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에 대해서도 사전에 파악하고 지적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들은 이러한 코칭 활동들을 통해 부하들이 자신의 역량을 넘어 보다 많은 일들을 제대로 소화해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도해 줘야 한다. IBM의 한 구성원은 “리더들이 부하들의 업무 진척 상황들을 체크하면서, 위험 요인이나 장애 요인들을 잘 지적해 준다. 또 새로운 대안들도 많이 제시해 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리더의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내 역량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라며 리더들의 적절한 코칭이 뒷받침되어야 일을 통한 육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리더와 부하들간의 합리적이고 쌍방향적인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리더들이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여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며 일을 진행하게 되면, 부하들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나 새롭게 배우려는 의욕을 꺾기 마련이다. 국내 기업의 한 관리자는 “이러한 리더 밑에서 일하는 부하들은 보고서를 50% 정도 완성된 수준으로 만들어서 리더에게 가져간다. ‘상사가 다 알아서 할텐데…’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일방적인 지시를 통해서는 권한위임이나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부하 육성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다. GE의 경우 현장 리더들에게 보스와 코치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주고 코치로서의 리더를 강조하는데, 이 때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요령까지 알려 준다. 예를 들자면 ‘부하들과 대화할 때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와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육성이 제대로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제대로 키워 잘 쓰려면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GE가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에 많이 노력하는 것도 상당 부분 이것 때문이다”라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글로벌 기업들 역시 최종적인 재무 성과를 중시하고 강조한다. 다만 그 결과를 어떻게 달성했는지의 문제, ‘과정’을 간과하지 않는다. 이는 최종적인 결과를 중시하기는 하지만, 잔재주로 성과를 올린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착실히 일해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분별해 내어 높이 평가해 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단기 성과를 높이려고 무리하게 사람이나 조직을 움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고, 단기적인 개인의 성공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조직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더 인정해 주겠다는 뜻이다. 3M 출신의 한 인사는 “잘 살펴보면, 동일한 성과를 낸 사람들 중에도 서로 다른 유형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년, 내후년을 생각해서 평소 고객 관리를 착실히 하면서 성과를 낸다. 또 어떤 사람들은 평소 놀다가 연말에 가서 친한 고객 몇 사람에게 부탁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누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겠는가? 당연히 전자다. 조직은 이런 사람들을 잘 분간하여 키워주고 인정해 줘야 한다. 이런 것은 수치만 봐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일을 했는지 잘 챙겨봐야 한다”며 과정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주로 다음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리더가 평소에 수시로 구성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챙겨보는 것이다. GE의 경우에는 부하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2,000자 내로 업적보고서를 써서 리더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다. 리더는 업적 보고서를 읽어보고 그에 대해 코멘트를 해 준다. 이 때 보고서 양식 등 쓸데 없는 격식은 따지지 않는데, 이러한 것들을 따지기 시작하면 보고서 작성 자체에 쓸데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들은 모두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부하들이 글을 올리면 리더들은 댓글을 다는 식으로 코멘트를 해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리더들은 부하들의 업무 현황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그때 그때 세세히 파악하게 되고,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말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둘째, 평가 시즌에 구성원들로 하여금 일년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자기 평가서’를 쓰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연말 평가 시즌이 되면 구성원들이 하루 이틀 정도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평가서를 쓰는 데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소한 일들까지 모두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업적과 역량을 간결하면서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평가서를 써서 제출하면 부하들은 리더에게 자신이 한 일과 그 성과, 중요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는 부하들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을 제대로 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챙겨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국적 화학 기업인 듀폰의 경우, ‘DOC (Discussion on Contribution)’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한다. 평가 시즌이 되면 듀폰의 구성원들은 일년간 자신이 한 일들과 그 증빙 자료들을 모아 상사에게 제출한다. 이를 기반으로 상사와 업적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본 과정을 거쳐, 때로 최종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충분한 학습 효과 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구성원에게 좋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결국 재무적 수치도 중시하지만, 이와 함께 조직을 위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보다 잘 분별하고 인정해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4. 차등 보상 정책의 차별적 적용
글로벌 기업들은 차등 보상을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차등 보상을 신봉하며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우수한 인재들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A급 플레이어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을 사기저하시키고 불평분자로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들은 직무 특성 등을 고려하여 차별적으로 차등 보상 정책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영업직과 같이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차등 보상에 따른 성과 변동의 폭이 커질 수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차등 보상을 활용하지만, 연구개발직과 같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경우 등에는 차등 보상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GE는 영업직에 대해 A급, B급 플레이어 간 기본급 인상률, 성과급 등에서 2배 이상의 차이가 나도록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직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직 인력의 특성, 성과 평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오히려 조직 내 전반적인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GE의 연구개발 조직에는 기본 연봉 외에 현금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우수한 업적을 낸 연구원에게 그때 그때 현금 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 200~300달러 선에 불과하다. 그것보다는 뛰어난 연구원들에게 상을 자주 주는 편이다. ‘쿨리지 펠로우 상’, ‘위트니 상’ 등 다양한 상을 통해 연구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설명한다. 직군 특성에 따라 보상 정책도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5. 저성과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글로벌 기업들은 저성과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저성과자 관리는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저성과자를 분류해내어 경고하는 단계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철저히 일과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저성과자를 분류해 낸다. 즉 성과와 역량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저성과자로 본다.
나이, 성별, 승진 대상자 여부 등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불문에 부친다. 저성과자로 지목된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당신은 저성과자’라고 피드백한다. 왜 저성과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유나 사례들을 들어 충분히 설명해 준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에 대한 솔직한 인정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저성과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는 단계이다. 저성과자들은 자신의 리더와 함께 일대일로 성과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에 옮기고 다시 재평가받아야 한다. GE의 경우를 보자. GE에서는 ‘성과 개선 활동(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이라는 이름 하에 저성과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먼저 리더와 부하가 함께 성과 개선을 위한 별도의 ‘업무 목표(work goal)’와 업무의 ‘마감 시한(due date)’을 정한다. 이후 각 마감 시한 별로 리더는 ‘성과 리뷰 및 피드백(review/feedback)’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추후 계획(next step)’을 같이 세운다. 이 과정에서 상사는 부하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고 그 모든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다. 이러한 성과 개선 활동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존슨앤존슨의 경우도 유사하다. 존슨앤존슨에서는 저성과자에 대해 최소한 3번 정도의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도록 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리더들은 이 기간 동안 부하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직을 권고한다. 충분한 기회를 줬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 서로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 국내 기업 관리자들 중 일부는 “성과가 나쁘다고 내보내기까지 하는 것은 너무 몰인정한 것 아니냐, 그 동안 회사에 충성스럽게 다녔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마인드가 더 몰인정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P&G 출신의 한 관리자는 “성과가 좋지 않으면 솔직하게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하는 것이 낫다. 성과가 나쁘다고 그 사람이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곳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을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권고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인 것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빨리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저성과자 자신이나 저성과자를 끌어안고 가는 조직이나 ‘같이 간다’는 것이 서로에게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6. 현장 리더들의 HR 역량과 노력을 강조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HR의 실행 주체로서 현장 리더들을 강조한다. 실제 현장에서 구성원들을 직접 대면하는 리더들이 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프로세스를 갖추어 놓더라도 무용지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주의를 기울인다. 첫째, 리더들의 HR 역량 함양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 리더십 교육, 360도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키워주고 강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존슨앤존슨의 경우와 같이 HR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아예 리더로 진급시키지 않는 사례도 있다. 리더십 등 HR 역량이 교육에 의해 단시간에 키워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리더들로 하여금 HR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속 관리한다. IBM에서는 리더들이 HR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어느 기업이나 현장 리더들은 당장 해야 할 업무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만큼, 경영층이나 HR 부서 등에서 직접 챙기지 않으면 사람 관리는 뒷 순위로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IBM의 한 관리자는 “잊을만 하면 HR 부서로부터 메일이 날아온다. 구성원들과 면담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온라인에 면담 결과는 제대로 기록은 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임원들도 사람 관리를 수시로 강조하고 본인들이 직접 챙기기 때문에 안할 수가 없다”며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경영층 및 HR부서부터 강도 높게 챙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성과 지향적인 HR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들을 살펴보고 각 기업에 맞는 시사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글로벌 프랙티스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프랙티스들은 ‘일’과 ‘개인 역량’을 중시하는 철학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도입·활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향후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하거나 기존 프랙티스를 개선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필요성, 조직과 구성원들에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각 조직별 상황에 맞는 수정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한 가지 중요한 방안은 HR 프랙티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개선이다. 구성원들의 태도, 역량 수준 등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 HR 프랙티스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기업’으로 소문난 글로벌 기업들은 어떠한 HR 프랙티스들을 운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 가지 중요한 방안으로 HR 프랙티스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빼놓을 수 없다. HR 프랙티스는 현장에서 일하는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행동, 태도, 역량 수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잘 갖추어진 HR 프랙티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다른 기업들에 비해 좋은 성과를 창출해 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훌륭한 HR 프랙티스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 중에서 성과가 나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이들 중 어떤 기업들은 수익이 제대로 나기 어려운 산업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GE, P&G, 존슨앤존슨 등 ‘사람을 잘 키우고 잘 관리하는 회사’로 이름 높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HR 프랙티스 상의 공통적인 특징들을 살펴봄으로써 기업 성과 창출의 핵심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하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1. 회사의 가치에 기반한 신중한 선발
글로벌 기업들은 사람을 선발할 때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의 적합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지식이나 기술은 회사에 들어온 후에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태도는 바뀌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인재라 하더라도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 혼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규율을 약화시키고 분위기를 흐림으로써 회사의 조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 예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경쟁업체 출신의 실력 있는 한 파일럿의 입사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친절하지 않고 팀웍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가 ‘유머’, ‘재미’, ‘친절’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자신들의 문화를 흐릴 수 있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구체적인 선발 요건을 마련해 놓는다. 막연한 회사의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가치를 실천해 낼 수 있는 ‘역량(competency)’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발한다. 한 예로 GE의 경우를 보자. GE는 ‘Imagine, Build, Solve, Lead’라는 네 가지 가치를 회사의 핵심 가치로 표방하고 있다(<그림 1> 참조). GE는 이러한 가치를 잘 실천하는 인재의 역량 요건을 각 가치 별로 구체적으로 기술해 놓고 있다. GE의 한 관리자는 “기본 요건들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지원자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 여부를 잘 분별할 수 있다”며 회사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인재 요건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구조화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다. 적합한 사람을 뽑으려면 역량 요건들을 잘 갖추어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지원자가 정말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사람인지 면밀히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터뷰 질문서와 예상 답변 등을 사전에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각 역량 요건들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그 답변에 따라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2인 이상의 면접관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균형잡힌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필립스 전자의 경우를 보자. 필립스 전자는 지원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요건 6가지에 따라 사전 인터뷰 질문서 등을 구비해 놓고 이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한다(<그림 2> 참조). 필립스 전자의 한 관리자는 “지원자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발을 잘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질문으로 잘못 평가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된 질문서와 절차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지원자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며 구조화된 인터뷰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셋째, 출신이나 학력 등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방해할 수 있는 요인들을 철저히 배제한다. 예를 들면 IBM의 경우 HR 부서에서 지원자의 사진, 주소, 학력 등 객관적 평가에 방해가 될 사항들을 아예 삭제한 후 현장 리더들에게 이력서를 넘긴다고 한다. 면접관들에게 지원자에 대한 부적절한 선입관을 심어줄 수 있는 요인들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이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면접관 교육을 엄격히 실시하여, ‘적절한 질문’만 하도록 유도한다. GE에서는 면접관에게 ‘지원자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에 대해 교육을 시킨다. ‘주량’이라든가 ‘가족 사항’, ‘나이’ 등 지원자의 역량과 관련 없는 질문들은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역량 외의 요건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 일을 통한 육성
글로벌 기업들은 구성원들을 철저히 일을 통해 육성한다. 물론 교육도 실시하지만, 교육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고 제대로 육성하려면 무엇보다 현장에서 실제 ‘일’을 통해 학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성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구성원들로 하여금 업무를 보다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데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만큼 좋은 배움의 장은 없다는 것이다.
일을 통한 육성의 핵심적인 방식은 ‘권한위임(empowerment)’이다. 즉 구성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일을 배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권한위임에 따른 학습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구성원들에게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즉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인 책임 하에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도록 일을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 개별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각자 업무에 보다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몰입하게 되고, 그만큼 업무에서 배우는 학습 효과도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P&G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게도 개별적인 일과 책임을 부여한다. 업무의 중요성이나 업무량 등에 있어서는 경중의 차이를 두지만 각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일을 맡긴다는 점에 있어서는 신입이라고 해서 차별을 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들은 작은 브랜드 제품의 판촉 업무 정도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 때 업무 계획부터 실제 실행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상위 경영층에 보고해야 할 경우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업무 담당자가 직접 해야 한다. 물론 사전에 직속 상사와 보고 내용을 공유하지만, 최종 보고는 실무자 자신이 직접 한다. P&G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관리자는 “맡은 일과 책임이 명확하다 보니 스스로 몰입해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항상 긴장해서 일을 하다 보니,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만큼 실력은 많이 늘게 된다”라며 자기 완결적인 업무 구조가 갖는 장점을 이야기했다.
둘째, 리더의 적절한 코칭(coaching)이 필요하다. 권한위임은 방임이 아니다. 리더들은 부하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평소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부하들이 일을 하다가 문제에 직면하면 마치 본인의 일인 것처럼 문제 해결 방향이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미래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에 대해서도 사전에 파악하고 지적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들은 이러한 코칭 활동들을 통해 부하들이 자신의 역량을 넘어 보다 많은 일들을 제대로 소화해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도해 줘야 한다. IBM의 한 구성원은 “리더들이 부하들의 업무 진척 상황들을 체크하면서, 위험 요인이나 장애 요인들을 잘 지적해 준다. 또 새로운 대안들도 많이 제시해 주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리더의 노하우를 전수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내 역량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라며 리더들의 적절한 코칭이 뒷받침되어야 일을 통한 육성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리더와 부하들간의 합리적이고 쌍방향적인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리더들이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여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해”라며 일을 진행하게 되면, 부하들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나 새롭게 배우려는 의욕을 꺾기 마련이다. 국내 기업의 한 관리자는 “이러한 리더 밑에서 일하는 부하들은 보고서를 50% 정도 완성된 수준으로 만들어서 리더에게 가져간다. ‘상사가 다 알아서 할텐데…’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일방적인 지시를 통해서는 권한위임이나 일을 통한 육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부하 육성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다. GE의 경우 현장 리더들에게 보스와 코치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주고 코치로서의 리더를 강조하는데, 이 때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요령까지 알려 준다. 예를 들자면 ‘부하들과 대화할 때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와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육성이 제대로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들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제대로 키워 잘 쓰려면 여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GE가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에 많이 노력하는 것도 상당 부분 이것 때문이다”라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글로벌 기업들 역시 최종적인 재무 성과를 중시하고 강조한다. 다만 그 결과를 어떻게 달성했는지의 문제, ‘과정’을 간과하지 않는다. 이는 최종적인 결과를 중시하기는 하지만, 잔재주로 성과를 올린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착실히 일해서 성과를 낸 사람들을 분별해 내어 높이 평가해 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단기 성과를 높이려고 무리하게 사람이나 조직을 움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고, 단기적인 개인의 성공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조직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더 인정해 주겠다는 뜻이다. 3M 출신의 한 인사는 “잘 살펴보면, 동일한 성과를 낸 사람들 중에도 서로 다른 유형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년, 내후년을 생각해서 평소 고객 관리를 착실히 하면서 성과를 낸다. 또 어떤 사람들은 평소 놀다가 연말에 가서 친한 고객 몇 사람에게 부탁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다. 누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겠는가? 당연히 전자다. 조직은 이런 사람들을 잘 분간하여 키워주고 인정해 줘야 한다. 이런 것은 수치만 봐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일을 했는지 잘 챙겨봐야 한다”며 과정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주로 다음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리더가 평소에 수시로 구성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챙겨보는 것이다. GE의 경우에는 부하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2,000자 내로 업적보고서를 써서 리더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다. 리더는 업적 보고서를 읽어보고 그에 대해 코멘트를 해 준다. 이 때 보고서 양식 등 쓸데 없는 격식은 따지지 않는데, 이러한 것들을 따지기 시작하면 보고서 작성 자체에 쓸데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들은 모두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부하들이 글을 올리면 리더들은 댓글을 다는 식으로 코멘트를 해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리더들은 부하들의 업무 현황이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그때 그때 세세히 파악하게 되고,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연말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둘째, 평가 시즌에 구성원들로 하여금 일년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자기 평가서’를 쓰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연말 평가 시즌이 되면 구성원들이 하루 이틀 정도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평가서를 쓰는 데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소한 일들까지 모두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업적과 역량을 간결하면서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이에 따라 평가 결과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평가서를 써서 제출하면 부하들은 리더에게 자신이 한 일과 그 성과, 중요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는 부하들이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을 제대로 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챙겨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국적 화학 기업인 듀폰의 경우, ‘DOC (Discussion on Contribution)’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한다. 평가 시즌이 되면 듀폰의 구성원들은 일년간 자신이 한 일들과 그 증빙 자료들을 모아 상사에게 제출한다. 이를 기반으로 상사와 업적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본 과정을 거쳐, 때로 최종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충분한 학습 효과 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구성원에게 좋은 평가를 주기도 한다. 결국 재무적 수치도 중시하지만, 이와 함께 조직을 위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보다 잘 분별하고 인정해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4. 차등 보상 정책의 차별적 적용
글로벌 기업들은 차등 보상을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차등 보상을 신봉하며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우수한 인재들에 대해 동기부여를 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A급 플레이어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을 사기저하시키고 불평분자로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들은 직무 특성 등을 고려하여 차별적으로 차등 보상 정책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영업직과 같이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차등 보상에 따른 성과 변동의 폭이 커질 수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차등 보상을 활용하지만, 연구개발직과 같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경우 등에는 차등 보상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GE는 영업직에 대해 A급, B급 플레이어 간 기본급 인상률, 성과급 등에서 2배 이상의 차이가 나도록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직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직 인력의 특성, 성과 평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금전적인 차등 보상은 오히려 조직 내 전반적인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GE 출신의 한 인사는 “GE의 연구개발 조직에는 기본 연봉 외에 현금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우수한 업적을 낸 연구원에게 그때 그때 현금 보너스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 200~300달러 선에 불과하다. 그것보다는 뛰어난 연구원들에게 상을 자주 주는 편이다. ‘쿨리지 펠로우 상’, ‘위트니 상’ 등 다양한 상을 통해 연구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설명한다. 직군 특성에 따라 보상 정책도 달라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5. 저성과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글로벌 기업들은 저성과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저성과자 관리는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저성과자를 분류해내어 경고하는 단계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철저히 일과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저성과자를 분류해 낸다. 즉 성과와 역량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저성과자로 본다.
나이, 성별, 승진 대상자 여부 등 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불문에 부친다. 저성과자로 지목된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당신은 저성과자’라고 피드백한다. 왜 저성과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유나 사례들을 들어 충분히 설명해 준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피드백을 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에 대한 솔직한 인정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저성과자에게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는 단계이다. 저성과자들은 자신의 리더와 함께 일대일로 성과 개선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에 옮기고 다시 재평가받아야 한다. GE의 경우를 보자. GE에서는 ‘성과 개선 활동(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이라는 이름 하에 저성과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먼저 리더와 부하가 함께 성과 개선을 위한 별도의 ‘업무 목표(work goal)’와 업무의 ‘마감 시한(due date)’을 정한다. 이후 각 마감 시한 별로 리더는 ‘성과 리뷰 및 피드백(review/feedback)’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추후 계획(next step)’을 같이 세운다. 이 과정에서 상사는 부하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고 그 모든 과정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다. 이러한 성과 개선 활동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존슨앤존슨의 경우도 유사하다. 존슨앤존슨에서는 저성과자에 대해 최소한 3번 정도의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도록 한다. 이 모든 과정에는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리더들은 이 기간 동안 부하에게 충분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직을 권고한다. 충분한 기회를 줬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이 서로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에 대해 국내 기업 관리자들 중 일부는 “성과가 나쁘다고 내보내기까지 하는 것은 너무 몰인정한 것 아니냐, 그 동안 회사에 충성스럽게 다녔는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마인드가 더 몰인정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P&G 출신의 한 관리자는 “성과가 좋지 않으면 솔직하게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하는 것이 낫다. 성과가 나쁘다고 그 사람이 무능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곳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을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권고하는 것이 훨씬 더 인간적인 것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빨리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저성과자 자신이나 저성과자를 끌어안고 가는 조직이나 ‘같이 간다’는 것이 서로에게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6. 현장 리더들의 HR 역량과 노력을 강조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HR의 실행 주체로서 현장 리더들을 강조한다. 실제 현장에서 구성원들을 직접 대면하는 리더들이 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프로세스를 갖추어 놓더라도 무용지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 주의를 기울인다. 첫째, 리더들의 HR 역량 함양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 리더십 교육, 360도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키워주고 강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로는 존슨앤존슨의 경우와 같이 HR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아예 리더로 진급시키지 않는 사례도 있다. 리더십 등 HR 역량이 교육에 의해 단시간에 키워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리더들로 하여금 HR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속 관리한다. IBM에서는 리더들이 HR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어느 기업이나 현장 리더들은 당장 해야 할 업무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만큼, 경영층이나 HR 부서 등에서 직접 챙기지 않으면 사람 관리는 뒷 순위로 밀려나기 쉽기 때문이다. IBM의 한 관리자는 “잊을만 하면 HR 부서로부터 메일이 날아온다. 구성원들과 면담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온라인에 면담 결과는 제대로 기록은 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임원들도 사람 관리를 수시로 강조하고 본인들이 직접 챙기기 때문에 안할 수가 없다”며 현장 리더들의 HR 활동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경영층 및 HR부서부터 강도 높게 챙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성과 지향적인 HR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들을 살펴보고 각 기업에 맞는 시사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글로벌 프랙티스 그 자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프랙티스들은 ‘일’과 ‘개인 역량’을 중시하는 철학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도입·활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향후 새로운 프랙티스를 도입하거나 기존 프랙티스를 개선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필요성, 조직과 구성원들에 미칠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각 조직별 상황에 맞는 수정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출처: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