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보/자동차

“고객 주문대로” 위기때 빛나는 ‘닛산 생산방식’

성공을 도와주기 2008. 11. 29. 00:41

“고객 주문대로” 위기때 빛나는 ‘닛산 생산방식’
한국자동차산업 ‘도약 엔진 찾아라’
2부 선진기업에서 배운다 - ③ 일본⑵-위기관리 경영
한겨레 최우성 기자 이재명 기자
» 지난달 23일 일본 큐슈에 있는 닛산 큐슈공장 안 제1조립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북미지역 수출용 스포츠실용차량(SUV) ‘무라노’의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닛산 제공
‘서로 룰(규칙)을 지켜 협력하자’

일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큐슈지역의 닛산자동차 공장 내부 곳곳엔 이런 표어가 붙어 있다. 다른 자동차 공장에는 으레 ‘안전점검 철저’나 ‘무사고 ○일’ 따위의 표어들이 붙어있는데,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 1975년에 세워진 닛산 큐슈공장은 연간 53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일본 내 닛산의 최대이자 최신식 공장으로 꼽힌다. 무라노와 로그 등 전 세계를 누비는 닛산의 대표 모델들이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전 생산공정 동시체제로 재고량 65%이상 줄여
한 라인서 여러차종 제작…노동시간 탄력 운용

공장을 찾은 지난달 23일은 때마침 올해 연말까지 이 공장에서 3만7천대를 감산하겠다는 경영진의 결정이 내리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세계 자동차 산업에 몰아치고 있는 위기의 폭풍이 이곳에도 들이닥친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선 오히려 위기가 닥칠수록 이른바 ‘닛산생산방식’(NPW)의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닛산생산방식을 가장 먼저 도입한 이곳이야말로 위기를 이겨낼 선두주자란 목소리가 높았다. 아츠시 사이토 부공장장은 “근무시간 조정 등 유연성을 최대한 발휘해 위기에 대처할 것”이라 말했다.

닛산생산방식의 뼈대는 자동차 생산에서 고객 인도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특징이 동기생산과 유연성이다.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는 무사노 과장은 ‘이루다케(필요한 만큼) 생산’이라는 말로 동기생산의 의미를 풀어냈다. 동기생산이란 고객이 주문한 정보가 전 생상공정에 동시에 전달돼 모든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1999년 이후 재고량을 65% 이상 줄이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무라노 과장은 말했다. 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혼류생산방식도 유연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회사는 작업자가 차종에 따라 허리를 구부리거나 머리를 숙일 필요 없이 늘 똑같은 자세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등 각종 첨단장비 투자에 아낌없이 나섰다. 그 열매는 신차 준비 비용 80% 절감, 신차 설비 준비기간 50% 단축으로 나타났다

 물론 세계 주요 메이커들도 앞다퉈 동기생산과 유연성 원칙을 채택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닛산생산방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이런 원칙들이 바로 갈등조정을 통해 뛰어난 위기 적응력의 밑받침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있다. 하다키 인력개발부장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자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노사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게 그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큐슈공장에서는 아침 6시반에서 오후 3시, 오후 4시에서 밤 12시반까지 주간 2교대 방식이 운영된다. 노사는 언제든지 잔업이나 특근 등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데 힘을 보탠다.

이곳에서 일하는 생산직의 평균 연봉이 800만엔(약 1억원)에 이르고, 닛산의 글로벌 생산기지 가운데서도 두세 번째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도 노사간의 이같은 ‘의사소통 능력’에 있다.

회사 차원의 물량이관 문제나 신 모델 생산공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생산성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장 간 생산성 경쟁을 통해 최적의 생산공장을 찾아내는 것이다. 큐슈/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어려울수록 ‘공헌 플레이어’ 되라”


»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시간공헌 플레이’, 조직의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조직공헌 플레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 목표 달성을 촉진하는 ‘지식공헌 플레이’, 조직 분위기를 신명나게 띄우고 구성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감동공헌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현대오일뱅크 서영태(사진) 사장이 이 회사의 11월 사보에 실린 ‘CEO 러브레터’를 통해 직원들에게 “어려운 때일수록 공헌 플레이어가 되라”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최근 경제위기에 대해 “세계 경제의 모순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라며 “시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몸부림이 불꽃을 튀기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위기 상황이라고 하는 어려울 때일수록, 과도한 공포감에 휩싸이기보다 위기 상황의 본질을 꿰뚫고 차분하게 ‘액션 플랜’을 설정하고, 공헌 플레이를 펼치면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이어 “예부터 난세일 때 단합력이 위기돌파의 해법이었다”며 “고객은 물론 조직과 회사 모두한테 알찬 성과를 가져오는 화합이야말로 위기에서 조직과 기업을 구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 사장은 “2011년 완공 예정인 고도화 설비 증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직원 모두가 화합과 자신감으로 뭉쳐 공헌 플레이를 해 줄 때 아무리 어려운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