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여행은 보상이다(Journey is Reward)

성공을 도와주기 2010. 10. 18. 15:53

여행은 보상이다(Journey is Reward)
애플 2010/09/20 07:20   http://blog.hani.co.kr/june/28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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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보상이다(Journey is Reward)’

한때 선불교에 심취했던 스티브 잡스는 이처럼 선문답 같은 말을 뚝뚝 잘 던졌다. 선문답은 논리적이기 보다 직관적이다. ‘여행은 보상이다’ 역시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와 닿는다.

사람들은 대게 여행이 목적지를 찾으면 그것으로 끝(보상)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 떠나기 전의 설렘, 여정기간의 고생에서 더욱 즐거움을 느낀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 여정 자체가 바로 보상이라는 얘기다. 잡스의 이 말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직원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 하는 게 바로 보상이니, 열심히 주 90시간씩 일해야 된다“고 알아들었을 것이다.

 

직관(intuition)은 판단과 추론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치열한 무한경쟁 시대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키는 직관의 힘이 필요하다.

잡스는 직관의 달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신기술을 사용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엔지니어에게 피드백으로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으로 힘들다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도록 강요한다. 그는 심지어 이런 말까지 했다. “직관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른 것은 부차적이다.”

 

잡스는 신제품을 준비할 때 표적집단심층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FGI)를 안하기로 유명하다. FGI는 기업이 타깃고객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기탄없이 의견을 말하게 하는 시장조사의 한 형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를 확인한 뒤 제품에 반영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제품을 기획할 때 FGI를 활용한다. FGI를 안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의 직관을 믿기 때문이다. 잡스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이 간파해 신제품을 내놓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팟, 아이폰 등에서 그게 맞아떨어졌다.

소비자의 마음을 뒤흔들 만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려면 사람들이 그때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FGI를 통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 보다 성능이 좀 더 개선된 제품이야 내놓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가 한 번 더 고개를 돌려보는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잡스는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고객을 대상으로 많은 조사를 합니다. 업계 동향도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그러나 복잡한 제품의 경우, FGI를 통해 디자인하기 매우 힘들지요. 사람들은 눈앞에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잡스는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묻는 방식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왜냐하면 자동차를 타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어떤 자동차가 좋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란 것이다. 잡스 스스로도 이렇게 말 한 적이 있다. “그래픽 전용 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래픽 작업 전용 컴퓨터는 어떠해야 하는지 묻는 것은 한심한 짓이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그가 철저히 소비자의 시각에서 제품 개발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잡스가 직원에게 닦달 대는 이유도 어찌 보면 소비자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기 때문에 생산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한다고 볼 수 있다.

 

잡스가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 보기 위해 자신의 감각과 생각을 철저히 믿는다. 자신이 만족할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면 신제품 발표를 하지만, 원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 잡스는 이 방식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

이런 노력의 결과 애플의 제품 역시 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폰의 장점은 한번만 써보면 직감적으로 작동법을 익힐 수 있을 만큼 사용법이 쉽다는 것이다. 애플 제품은 복잡한 사용서가 따라 붙지 않는다. 어차피 두툼한 사용서를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용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게 잡스의 철학이다. 소비자 중심 생각이기도 하다.

 

잡스의 직관력이 발휘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엔지니어가 아니란 점에서다. 만약 그가 엔지니어였다면 창의적인 제품을 떠올리더라도 설계의 어려움을 들어 스스로 포기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뭔가 잘 모르는 녀석이 더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처럼.

일테면 잡스는 실리콘 벨리의 용어로 ‘제품 선별자(Product Picker)’다. 이 말은 제품을 보는 안목이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IT기업은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제품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건 아니다. 풍부한 재능과 아이디어를 지닌 엔지니어가 있더라도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기업도 수두룩하다. 같은 휴대폰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떤 사람은 아이폰 같은 대박폰을 만들어 낸다. 직관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직관적인 사람이 필요한 이유다.

 

사실 비즈니스계를 흔든 창의적인 제품은 이 같은 직관에서 나왔다. 1980년대 IT기기를 휩쓴 워크맨도 마찬가지다.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가 녹음도 안 되는 조그만 워크맨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소니 사람들은 반대했다. 시장조사를 했지만 그 결과 역시 실패를 예측했다. 그러나 모리타 아키오는 고집을 부려 개발을 지시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T형 포드를 만든 헨리포드 역시 이런 말을 남겼다. “만약 고객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면 ‘좀 더 빠른 말’이라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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