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무 회장이 최근 연구개발 인재 육성에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R&D 비중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이 지난 1995년 취임하며 줄곧 강조한 기술 차별화와 원천기술 확보 의지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23일 재벌, CEO,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올 초 500여명의 R&D 인재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여한 8개 계열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10년 2.07%에서 이듬해인 2011년에는 2.4%로 지난해에는 2.45%로 매년 높아졌다.
콘퍼런스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실트론, LG CNS 등 LG계열 8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8개사의 2010년 전체 매출은 119조4천억 원이였으며 2조4천70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201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21조7천500억 원과 125조1천억 원의 매출 중 2조9천200억 원과 3조700억 원을 R&D 비용으로 썼다.
2010년대 들어 3년 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는 0.38%포인트 높아졌으며, 금액으로는 6천억 원이 증가했다. 특히 8개사 가운데 2010년 대비 지난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줄어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5.11%의 LG이노텍(사장 이웅범)이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조3천160억 원의 매출 중 2천720억 원을 R&D에 썼다. 2010년 3.94%와 비교했을 때 1.17%포인트로 가장 많이 올라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대표 계열사인 LG전자(부회장 구본준)는 51조 원 매출 가운데 1조8천300억 원(3.59%)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해 2위에 올랐다. LG실트론(대표 변영삼)과 LG디스플레이(사장 한상범)도 2.8%와 2.67%로 대기업 평균(2.25%)보다 높았다.
최근 3년 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아진 곳 역시 LG이노텍이었다. 2010년 3.94%에서 1.17%포인트 올랐다. LG실트론도 같은 기간 1.77%에서 2.80%로 1%포인트 이상 비중이 높아졌다.
LG전자의 경우 2.69%에서 3.59%로 0.9%포인트 높이며, 가전 맞수 삼성전자 R&D 비중과의 격차를 3.19%포인트에서 2.14%포인트로 좁혔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10년 5.88%에서 지난해 5.73%로 낮아졌다.
LG CNS를 비롯해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LG화학(사장 박진수), LG하우시스(부사장 오장수), LG디스플레이 등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최고 0.45%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구본무 회장은 2011년부터 인재경영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당시 구 회장은 LG인재개발대회에서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 하는 것과 같이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미주지역 석박사급 R&D 인재를 만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 초 신년사에서도 "국적이나 학력, 성별에 관계없이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먼저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LG 연구개발상'을 수상한 연구개발 책임자들을 처음으로 전원 발탁 승진시키는 파격을 선보이는 등 인재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유성용 기자/ceoscore@ceoscor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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